시작 — 작지만 매일 쌓이는 귀찮음
세금계산서 발행은 누구나 미루고 싶은 일이다. 홈택스에 직접 들어가거나, ERP 업체의 발행 모듈을 쓰는 두 가지 길뿐이다. ERP를 쓰지 않는 소규모 업체는 사실상 홈택스로 들어가서 매번 키인을 해야 한다. 하루에 몇 건만 발행해도 의외로 시간이 든다. 빅마음도 그렇고, 비슷한 환경의 거래처도 한둘이 아니다.
머릿속에 늘 있던 생각은 단순했다. 이거 사람이 매번 해야 하나.

출발점 — 클로드 코워크의 브라우저 핸들링
최근 클로드 코워크가 브라우저를 직접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페이지를 열고, 폼을 채우고, 버튼을 누르는 흐름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이걸 보면서 떠오른 그림은 이랬다.
엑셀 두 장: 고객 마스터 + 발행 큐
클로드가 홈택스를 열고, 인증서 로그인 후 발행 화면으로 진입
엑셀의 한 줄을 읽어 발행 화면을 모두 채우고, 승인 요청까지
처음에는 반자동, 익숙해지면 자동. 시나리오는 그럴듯해 보였지만, 머릿속 그림과 실제 사이에는 늘 함정이 있다. 그래서 클로드에게 시나리오를 그대로 던지고, 같이 점검해보기로 했다.
클로드가 짚어준 네 가지 포인트
1) 공인인증서 로그인은 사람이 하는 게 맞다
인증서 로그인은 브라우저 보안 컨텍스트 안에서 처리된다. 비밀번호 입력까지 클로드에게 맡기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대신 인증서 로그인 한 번만 사람이 직접 누르고, 그 다음 단계부터 클로드가 이어받으면 된다. 어차피 한 번 로그인하면 세션이 30분에서 몇 시간 유지되니, 연속 발행 시 체감 부담은 거의 없다.
2) 엑셀 스키마가 8할이다
발행시트에 들어가야 할 최소 컬럼은 생각보다 많다. 사업자번호, 상호, 대표자, 주소, 업태와 종목, 이메일, 작성일자, 품목·규격·수량·단가·공급가액·세액, 비고. 그리고 발행 후 채워질 승인번호, 발행일시, 상태 컬럼.
핵심은 분리다. 고객 마스터 시트를 별도로 두고 사업자번호를 키로 잡는다. 그러면 발행시트에서는 사업자번호와 금액·품목만 입력해도 나머지는 VLOOKUP으로 자동으로 끌려온다. 이 한 번의 설계가 이후 운영의 편함을 결정한다.
3) 반자동에서 자동으로 — 단계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클로드가 화면을 다 채우고, 마지막 발행 버튼 직전에 멈춘다. 그 뒤로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고 클릭한다. 잘못 발행된 세금계산서는 수정세금계산서로 정정해야 하고, 그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00건쯤 무사고로 쌓이면 자동 모드로 넘어가도 된다.
자동 모드라면 발행으로 끝이 아니라, 발행 후 결과(승인번호와 발행일시)를 회수해서 엑셀에 다시 기록하는 단계까지 묶어야 진짜 완성이다.
4) 홈택스는 살짝씩 바뀐다 — 안정성 장치가 필요하다
홈택스 화면은 분기마다 조금씩 바뀐다. DOM 셀렉터를 그대로 박아두면 어느 날 갑자기 깨진다. 핵심 입력 단계마다 지금 화면에 무엇이 보이는지를 체크하는 포인트를 두고, 어긋나면 멈추고 사람에게 물어보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자동화의 안정성은 결국 이 체크포인트의 촘촘함에서 나온다.
회사 운영 차원에서 보면
단순 발행 자동화에서 끝낼 일은 아니다. 자체 CRM과 파이프라인을 묶으면 그림이 더 커진다. 프로젝트 종결 → 발행 큐에 한 줄 추가 → 클로드가 발행 → 승인번호 회수 → CRM 기록. 이 흐름이 완성되면 관리자나 영업이 홈택스를 띄우는 행위 자체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건 우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슷한 환경의 작은 회사가 한국에 수없이 많다. 우리가 먼저 길을 내고 안정화한 다음 솔루션으로 들고 가면,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된다. 본업인 BI 컨설팅과는 다른 결의 매출 라인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결론 — 일단 가능성은 확인
엑셀 두 장과 클로드의 브라우저 자동화로 홈택스 세금계산서 반자동 발행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다음 단계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엑셀 두 장(고객 마스터, 발행 큐)의 컬럼 정의 확정과 템플릿 작성
클로드와 함께 실제 홈택스 발행을 한 건 끝까지 돌려보기
이 두 가지가 통과하면 다건 처리, 그리고 CRM 연동까지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다음 글에서는
여기까지는 다른 사람의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머리로 그린 그림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해보면서 쓰려고 한다. 엑셀 템플릿을 잡고, 인증서 로그인부터 한 건 발행, 다건 처리까지. 막히는 지점, 우회한 방법, 시간 단축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숫자까지 함께 기록할 생각이다.